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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012 서울사진축제’ 개최
2012/11/15 10:27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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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들어섰지만 소가 밭을 가는 70년대 압구정동’, ‘고가도로와 복원 공사를 거치면서 지금은 잊혀진 판자촌이 다닥다닥 연결되어 있던 옛 청계천’.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에겐 생소하지만 사진은 이를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다.

서울시는 빠른 변화 속에 과거의 기억을 잃어 가는 서울의 모습을 만나고 추억 할 수 있는 ‘2012 서울사진축제’를 오는 11월 21일(수)부터 12월 30일(일)까지 총 40일간 개최한다고 밝혔다.

올해로 3회를 맞는 이번 사진 축제는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서울시청사, 서울역사박물관 및 서울시내 공·사립미술관과 갤러리 등 총 23개소, 서울 곳곳에서 열린다.

시는 2010년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처음으로 ‘서울사진축제’를 열고 2011년부터 매해 11월을 ‘사진의 달’로 지정, 서울 시내 곳곳에 있는 공·사립미술관 및 갤러리 등과 연계해 도시 차원의 축제로 발전시켰다.

이번 사진 축제의 가장 큰 특징은 서울시민들이 앨범 속에 고이 간직했던 개인사진에서부터 전국의 네티즌들이 수집하고 촬영한 ‘서울’사진들을 발굴, 전시했다는 것이다. 또, ‘천 개의 마을, 천 개의 기억’을 주제로 시대의 증인으로 나선 사진작가 21명의 소중한 기록도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마을공동체와 사진 아카이브’라는 테마로 시민과 작가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행사 개막 전에 온·오프라인으로 총 4회 대대적인 사진 공모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자치구 협력을 토대로 했다.

또, 전시를 통해 수집, 생산된 사진들은 한 번의 전시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각 지역 자치구의 아카이브로 구축돼 지역사 및 생활사 연구와 문화 콘텐츠로 활용해 지역 정체성 형성의 토대가 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축제 프로그램은 크게 ▴전시 ▴강좌·워크숍·세미나 등 시민 참여 행사 ▴서울 소재 미술관 및 갤러리 ‘사진의 달’ 운영 등으로 진행된다.

<오랜 시간 서울을 기록해 온 21명 작가 사진, 앨범 속 500여 점 사진 전시>

전시는 오랜 시간 열정적으로 서울을 기록해 온 21명 사진작가들의 작품과 100여명 시민들의 앨범 속에 간직했던 사진들을 통해 한 개인의 생애사와 가족사, 마을사와 지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본전시 1·2부’ 와 네티즌 1,000명, 초등학생 200명이 참여한 2개의 ‘특별전’으로 구성된다.

특히 시민이 응모한 3,000여 장의 사진에서 전시 작품으로 선별된 500여 장의 사진들은 한 개인의 역사를 보여 주는 동시에 서울의 역사를 보여 주며, 서울에 대한 공식 역사로서의 기록 사진이 아닌, 서울 시민이 기억하고 기록한 역사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의미있다.

‘본전시 1·2부’는 ‘기억이 많은 도시: 삶의 터전과 기억의 고고학’과 ‘기억의 재구성: 그때, 거기에 있었습니까’를 주제로 서울시립 미술관 본관 1층에서 펼쳐진다.

본전시 1부는 수년에서 수십년 간 서울의 지역과 지역성을 주제로 다루고 있는 작가들의 사진 작품과 ‘프로젝트 작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들의 작품 250여 점, 그리고 ‘서울시 옛 사진 공모’를 통해 수집된 25개 자치구 지역민들의 기념사진 500여 점으로 구성되었다.

본전시 2부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중요한 역사적 사건이 일어난 해에 촬영된 시민들의 기념사진이나 기록 사진을 연표로 구성해, 특정 사건이 일어난 해의 다양한 삶의 파편들을 보여준다.

특히 본전시 1부는 오랜 시간 열정적으로 서울을 기록해 온 한정식, 임인식, 전민조, 홍순태, 전몽각, 김기찬, 김한용, 강홍구, 안세권, 임선영, 이득영 등 서울의 도시 경관과 지역성을 주제로 다루어 온 21명(팀)의 사진작가들의 작품들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서울 북촌에서 나고 자라 자신의 어렸을 적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1970년대 북촌의 풍경을 담아낸 한정식 작가의 작품에는 북촌의 한옥과 골목의 모습이 잔잔하고 서정적인 풍경으로 담겨 있어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세대를 이어 사진작가로 활동 중인 임인식, 임정의 부자는 그들의 대표적인 작품 사진이 아니라, 아버지의 사진에 기록된 아들과 가족의 평범한 일상 사진들을 선보인다. 가족의 단란한 한때가 담긴 사진들은 가슴에 오래 남아 살아가는 것에 대한 따스함과 가족의 사랑, 그리고 그것을 기록하는 사진의 힘을 보여준다.

개발 이전 강남을 다룬 전민조 작가의 작품들은 밭을 갈고 있는 소와 농부의 목가적인 모습이 이제 막 건설되고 있는 아파트들과 대조를 이루며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호화로운 거리의 쇼윈도와 조명, 고층빌딩과 영어간판으로 가득 찬 지금의 강남만을 경험한 세대에게 전민조 작가의 사진은 서울이라는 도시가 만들어지고 변화해 온 놀라운 과정을 간접 경험하게 한다.

딸의성장 과정을기록한 사진집 ‘윤미네 집’으로 유명한 故전몽각 선생의 사진들 가운데 그 아내가 선별한 한 가족의 집과 이주에 관한 특별한 기억이 담긴 사진들은 살아온 집마다 깃든 가족의 잔잔한 정을 느끼게 한다.

사당동에서 만난 한 가족을 25년간이나 조사 연구해 온 사회학자 조은의 기록 사진은 서울이라는 지금의 거대 도시가 만들어지기 위해 겪어야 했던 진통과 지난한 삶의 역사를 한 가족의 삶을 통해 보여준다. 그의 사진은 서울의 확장사를 목격한 한 학자의 눈을 대변하는 증언으로 우리에게 반성과 성찰의 공간을 제공한다.

서울의 사라져가는 골목길을 30여 년간이나 기록했던 김기찬 작가의 사진은 서울의 골목길이 단순히 집과 집 사이의 길이 아니라, 이웃 간의 정과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담긴 매우 특별한 공간이었음을 상기하게 한다. 세월의 변화와 함께 성장하는 아이들과 노년으로 접어드는 골목사람들 의 모습을 추적해 간 사진들은 삶에 대한 애잔함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그 외에도 도심 곳곳에 세워져 있는 동상과 사람들의 일상을 촬영한 전미숙의 우상의 자리를 비롯해, 은평구 재개발 과정을 10년간 기록해 온 강홍구, 테헤란로의 전체 조망을 통해 도시 경관을 보여주는 이득영, 항공촬영으로 강남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보여주는 임선영, 안세권, 임흥순 등 90년대 이후의 현대 작가들의 서울 사진도 함께 전시돼 서울에 대한 시각을 연대기적으로, 공간적으로 배치함으로써 종적, 횡적 시각을 보여준다.

※ 본전시 제1부 ‘기억이 많은 도시: 삶의 터전과 기억의 고고학’ 참여 작가
강홍구, 김기찬, 김문경, 김한용, 꿈꽃팩토리, 낙골프로젝트, 노무라 모토유키, 비폐기물생산자연대, 안세권, 이득영, 임선영, 임인식, 임흥순, 전몽각, 전미숙, 전민조, 조은, 최원준, 한정식, 홍순태, 황헌만, 시민들

‘특별전’은 ‘기억의 터: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와 ‘기억이 많은 아이’를 주제로 서울신청사 로비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전시된다.

- ‘네이버 포토갤러리’ 출사 미션을 통해 촬영·수집된 시민들의 추억의 장소와 그에 얽힌 사연들로 구성, 개인의 특별한 기억과 개인의 역사가 담긴 공간으로 서울을 새롭게 의미화하는 특별전 ‘기억의 터: 아마 늦은 여름이었을 거야’

- 서울 시내 초등학생 200여 명이 자신과 가족의 기억을 사진 앨범을 통해 정리하고, 자신이 몸담고 있는 학교의 역사를 ‘기억공책’의 형태로 꾸며 보여 주는 특별전 ‘기억이 많은 아이’

<시민과 전문가의 만남, 강좌·워크숍·세미나 등 시민 참여 행사도 풍성>

축제 기간인 11월 21일부터 12월 30일까지 매주 금요일과 주말에는 서울시립미술관 본관 세마홀에서 전문가 강연이 개최된다.

‘사진 인문학: 기억 담론과 아카이브’를 주제로 한 강좌는 축제 기간 중 매주 주말마다 13시부터 17시 30분까지 총 12강으로 진행된다. 인문 사회학자, 건축가와 사진이론가, 예술 기획자와 실천가 등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강연자로 참여하는 이번 강좌는 지역에서 개인이 갖는 다양한 삶의 기억을 사진을 통해 되살려내고, 그것이 모여 집합의 기억, 즉 역사가 됨으로써 지역의 역사를 쓰게 되는 인문학적 과정을 고찰하며, 도시, 마을, 기억과 역사, 사진, 그리고 서울에 대한 깊은 성찰을 만날 수 있다.

‘마을공동체와 지역 아카이브’ 심포지엄은 11월 25일과 12월 2일 13시부터 16시 30분까지 총 2회 진행된다. 지역성에 천착하여 지역의 기록과 지역의 아카이브를 만들고, 예술적 실천으로 마을 공동체에 개입하는 작가와 프로젝트 그룹의 목소리를 통해 마을과 지역 아카이브의 의미, 사진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쉽게 배우는 사진의 기술’은 사진가에게 배우는 기초적인 사진 촬영 기술과 감동이 담긴 사진촬영 노하우를 배우는 강좌로 축제 기간 중 매주 금요일 13시부터 15시까지 총 4강으로 진행된다.

그 외에도 지역의 기록과 아카이브를 만들고, 예술적 실천으로 마을공동체에 개입하는 작가와 프로젝트그룹의 목소리를 통해 마을과 지역 아카이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는 ‘작가/프로젝트 리포트’

지역 답사 프로그램 사례를 공유하고 지역의 문화와 역사 만들기에 대한 경험을 나누는 ‘서울 신택리지: 25개의 서울 이야기’

전문가의 지도로 기진행된 시민워크숍 어린이 사진캠프와 지역답사 프로그램은 참여 시민의 높은 관심 속에 성황리에 마무리 되었다.

25개 자치구 지방문화원을 기점으로 지역 전문가와 전문 사진가가 협력해 지역별 답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시민이 직접 삶의 터전에 담긴 기억의 지층을 탐사, 발굴해 지역 문화 콘텐츠 생산에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지역 답사 프로그램: 서울 신택리지’

서울 소재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개인의 기억을 정리, 기록하는 단기 워크숍 ‘어린이 사진 캠프: 기억이 많은 아이’

<국립현대 미술관 등 서울시 소재 미술관 및 갤러리와 함께 ‘사진의 달’ 운영>

축제 기간 동안 국립현대미술관, 한미사진미술관 등 서울 시내에 있는 미술관과 갤러리 20곳이 동시에 사진전을 진행하는 ‘사진의 달’도 부대 행사로 진행한다.

매주말(토·일) ‘사진의 달’ 참가 미술관 및 갤러리 등을 순회하는 투어버스를 오전·오후 각 1대씩 운영해 관람객들이 보다 쉽고 편리하게 사진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서울대·고려대·서강대 등 서울에 소재한 6개 대학 사진동아리도 문학의 집 서울에서 ‘서울별곡, 청춘의 기억’을 주제로 연합전시를 한다.

한편 이번 전시의 성과 중 하나는 서울 각 지역의 토박이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구술을 통해 서울의 역사를 촘촘히 기술할 수 있는 사료를 축적했다는 점이다. 도시의 빠른 변화와 확장 속에서도 한곳에 오래 살며 일가를 이룬 토박이 시민들의 경험은 매우 소중한 역사적 자산이다.

우리나라에 사진이 도입된 것은 1880년대 초반으로 알려져 있다. 서화가이자 사진술 수용의 선각자 중 한 명이었던 지운영은 당시 일본에서 사진을 배우고 돌아와 1884년 종로 마동에 사진관을 개업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운영 일가의 가족사진도 볼 수 있다. 화가였던 2대 지성채 선생과 사업을 하셨던 3대 지신창 선생, 사진과 무관한 일을 하면서도 온라인을 통해 사진강좌를 운영하고 아마추어 사진가로도 활동하는 4대 지무룡 씨까지, 한국 사진 선각자의 가족사를 사진으로 추적해 볼 수 있다.

광진구 광장동에서 5대째 살아온 박정분 씨의 기념사진은 한 가족의 삶의 여정과 함께 광진구의 변화상도 보여 준다. 광진교를 배경으로 한 기념사진은 그의 가족사이면서, 동시에 지역의 변화상을 보여주는 사료이기도 하다.

지금의 서울대학교가 있는 지역이 조선시대 문인 자하 신위 선생의 호를 따라 자하동이라고 불렸고, 농업 중심 지역이었으며, 의성 김씨의 집성촌이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사실 서울에서 집성촌을 상상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여전히 신림동을 지키는 의성 김씨 안국파의 제15대 손 김운기 씨의 기억과 앨범 속 사진들은 집성촌에 대한 추억과 역사적 사실을 증언한다.

서울 시민의 앨범 속에 한번쯤을 등장하는 한강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사진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세대에게는 너무나 생소하지만, 어르신들에게는 너무나 그리운 기억이기도 하다. 더불어 그 사진들은 서울의 여가문화를 가늠해 볼 수 있는 문화사적 사료가 되기도 한다.

서울에 살았던 외국인들이 촬영한 사진도 볼 수 있다. 1950년대 후반 한국 주둔 미군의 통역관이었던 존 오하라 씨의 사진은 당시 그가 근무하던 미아리 근처 미군부대의 풍경을 보여준다. 황량하고 드넓은 미아리 풍경은 전쟁 직후의 서울을 증언한다. 또한 1970년대 청계천에 활빈교회를 세운 일본인 목사 노무라 모토유키 씨가 남긴 사진은 외국인의 시선에 담긴 가난했던 서울을 보여준다. 그의 사진은 젊은 작가 김문경, 안세권 작가가 기록한 청계천 사진과 함께 서울 도심 한 가운데를 가로지르는 천변 풍경의 역사를 한 눈에 보게 한다.

‘2012 서울사진축제’의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참가 가능하며, 서울시립미술관 본관은 평일 오전 10시~오후 8시, 주말 및 공휴일 오전 10시~오후 6시까지 관람 가능하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매월 첫째, 셋째 화요일의 경우 밤 10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2012 서울사진축제’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2012 서울사진축제 홈페이지(www.seoulphotofestival.com)에서 확인 가능하며, 궁금한 사항은 120 다산콜, 서울사진축제사무국 070-8240-9902로 문의하면 된다.

한문철 서울시 문화관광디자인본부장은 “이번 축제는 전문가와 특정 예술인에 의해 기록된 공식 기록과 역사에 의존한 축제가 아닌 시민이 기록하고 간직해 온 개별 역사와 기록을 바탕으로 새롭게 서울의 역사를 재구성해 보는 시민참여형 축제로서 더욱 의미있다”며 “개인이 가지고 있어 미처 공개되지 않았던 사진들이 발굴돼 과거 서울을 기억, 기록하는 소중한 기회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수빈 silver@kosil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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